2018년 11월 6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피해자들을 대리한 정혜민 목사(맨 왼쪽 연단)가 인천 S교회 ‘그루밍 성폭력’ 피해 사례를 폭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피해 여성들은 신원을 보호하기 위해 얼굴을 가린 채 참석하여 교회 내 성범죄 실상을 증언했고, 취재진과 교계 관계자들의 큰 충격과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 사건은 처음에는 피해자 측의 기자회견과 기독교 시민단체의 폭로를 통해 교계 내부에 알려졌다가, 점차 일부 주류 언론과 방송에도 보도되었다. 2018년 11월 정혜민 목사와 교회개혁운동 관계자들이 연 기자회견 이후 뉴시스, 경향신문 등 언론에 “인천 S교회 목사 그루밍 성폭력 의혹” 기사가 보도되었고, KBS 등에서도 관련 뉴스를 다뤘다. 그러나 이러한 교회 내 성범죄 고발은 당시 한국 사회에서 막 시작된 ‘미투(Me Too)’ 흐름 속에서 상대적으로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제한된 범위의 보도에 그쳤다. 교회 밖 일반사회에서는 대중적으로 널리 회자되지는 않았지만, 기독교계와 지역사회에는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다. 특히 개신교 내 성폭력 상담소와 교회개혁 단체들은 잇따라 성명을 내고 교단의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했고, 교회 성폭력 문제의 구조적 해결을 요구했다. 반면 일부 보수 교계 인사들은 해당 사건 보도를 불편해하거나 침묵하면서, 교단 차원 공식 입장 표명도 미온적이었다고 전해진다. 피해자들의 용기 있는 폭로와 언론 보도로 인해 가해 목사는 결국 사법 처리되었지만, 가해자를 감싼 교회 지도부는 처벌이나 사회적 규탄을 거의 받지 않은 채 남아 있어 논란이 이어졌다. 이후 해당 교회는 담임목사(가해자의 부친)가 2022년에 사퇴했음에도 내부 분열과 갈등이 계속되어, 한동안 예배 파행과 법정 다툼이 벌어지는 등 심각한 후유증을 겪었다. 이 사건은 해외 언론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으나, 국내 종교계 성범죄 문제를 환기시키는 계기가 되었고, 피해자 관점에서 교회의 책임을 묻는 논의가 확산되는 데 일정한 영향을 주었다.
이 사건은 2010년대 초부터 2018년까지 약 10여 년간 인천의 한 개신교회(인천 S교회, 실제명 인천새소망교회)에서 지속적으로 벌어졌다. 가해자는 이 교회의 청년부 담당 부목사였으며, 피해자들은 당시 교회 중고등부 및 청년부 소속의 미성년 여성 신도들이었다. 범행은 오랜 기간 은밀하게 이루어졌고, 2018년 11월 일부 피해자들이 용기를 내어 교회 밖 시민단체와 함께 공개 기자회견을 열면서 비로소 세상에 드러났다. 이후 2020년 경찰 수사와 재판을 통해 가해 목사의 범죄 사실이 입증되었으며, 2021년 7월 인천지방법원 1심 판결에서 징역 7년의 실형이 선고되었다 (항소심에서 징역 5년 형 확정)
이 사건이 발생한 인천 S교회는 개신교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교단 소속의 교회로 알려져 있다. 해당 교회는 담임목사 부자가 교회를 세습하여 운영해온 곳으로, 문제가 된 부목사는 당시 담임목사의 아들이자 후계자였다. 이처럼 교회 운영이 목회자 가문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구조였기에, 사건 당시 교회 내부에 견제나 감시가 어려운 가부장적 권력 체계가 형성되어 있었다. 한편 피해자들은 외부 도움을 얻기 전까지 교단 내 공식 보호나 신고 절차의 지원을 거의 받지 못했다. 가해 목사가 감리교 신학교 출신이라는 초기 보도가 있으나, 실제 교회 소속은 예장합동으로 확인되며 교단 차원의 적극적 개입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이 사건은 특정 교단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개신교회 전반의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낸 사례로 지목되고 있다.
가해자인 김○○ 목사(사건 당시 30대)는 미성년 신도들에게 장기간에 걸쳐 ‘그루밍’ 수법으로 성범죄를 저질렀다. ‘그루밍’이란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심리적으로 친밀감을 조성해 저항을 어렵게 만든 뒤 성폭력을 가하는 수법을 의미한다. 김 목사는 “스승과 제자를 뛰어넘는 특별한 사이”임을 내세워 학생 신도들을 정신적으로 지배한 후, 성희롱, 성추행부터 강압적 성관계까지 맺는 범행을 반복했다. 피해 규모는 최소 2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으며, 피해 시점에 상당수 피해자가 10대 청소년이었다. 교회 청년부 수련회나 모임 후에 불러내 개인적으로 접촉하거나, 교회 밖 자신의 거처(피해자 진술에 따르면 서울의 한 아파트)로 불러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정황도 확인되었다. 이러한 조직적·계획적 범죄로 인해 다수의 청소년들이 신앙 공동체 내에서 중대한 성적 피해를 입고, 육체적·정신적 트라우마를 겪게 되었다. 법원 판결문은 “피고인은 담임목사의 아들이자 전도사로서 신앙적·정신적 영향력을 행사하여 피해자들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위력을 행사했다”며, 김 목사의 지위 남용에 의한 범죄행위의 악質을 분명히 했다.
사건 발생 당시 교회와 교단의 초동 대응은 대단히 미흡하고 은폐적이었다. 피해자들과 이를 도운 외부 목회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가해 행위에 대한 제보가 교회 내부에 알려졌을 때 교회 측은 문제 해결보다 사건 무마에 급급했다. 가해 목사의 아버지인 담임목사와 일부 교역자들은 오히려 피해 제보자들을 회유하거나 협박하면서, 문제를 밖으로 알리지 말 것을 종용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실제로 피해자 측이 1년 가까이 교회 내부에서 가해 부자를 상대로 자진 사퇴와 회개를 요구했지만, 돌아온 것은 “교회를 어지럽히려는 이단”, “피해자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등의 비난과 협박뿐이었다고 한다. 심지어 교회 측 인사들이 피해자들을 향해 “꽃뱀”(무고한 남성을 유혹해 음해하는 여성이라는 속어)이라는 모욕적 표현을 쓰며 2차 가해를 가한 사례도 전해졌다. 이러한 정황으로 미루어 볼 때, 교단보다는 교회 자체적으로 사건을 덮으려는 은폐 시도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결국 피해자들이 교회 내에서 해결을 보지 못하고 외부 언론과 시민단체에 도움을 청하게 된 것도, 교단 차원의 공식 징계나 조사 절차가 가동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후 2018년 말 피해자들의 폭로로 사회적 파장이 일자, 해당 교단(예장 합동)은 뒤늦게 진상 조사위원회를 꾸리고 2019년 가해 목사에 대한 면직 및 출교 처분을 결정했다. 그러나 이 조치도 언론 보도가 나온 후에야 이루어진 사후 대응이었다는 점에서, 초기에 교단이 자발적으로 책임을 다했다고 보긴 어렵다. 한편 가해 목사는 경찰 수사 개시 후인 2020년 4월에서야 구속되었고, 그 전까지 상당 기간 목회자 신분을 유지하며 다른 교회에서 설교를 이어가는 등 사실상 방치되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교단의 안이한 대처로 인해 추가 피해나 2차 피해의 위험이 지속된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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