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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이슈

「국내이슈」두리하나선교회의 침묵과 방조가 낳은 참혹한 배신

1990년대 말부터 북한 이탈 주민(탈북민)들을 돕는 데 앞장서 온 한 목사가 있었습니다. 천기원 목사(당시 67) 1999년 선교단체 두리하나선교회를 설립하고 중국 등지에서 탈북자 약 1,000여 명의 탈출을 지원한 인물입니다. 이러한 공로로 그는 외신에서아시아의 쉰들러라는 찬사를 받았고, 2009년에는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 탈북 청소년들을 위한 기숙형 대안학교인 두리하나국제학교를 세워 헌신적인 선교사로 널리 알려졌습니다. 언뜻 보기에 그는 목숨 걸고 이웃을 구하는 성인(聖人)처럼 비춰졌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영웅담 뒤편에는 전혀 다른 실상이 숨어 있었습니다. 언론의 조명을 받지 못한 사이, 이 목사는 자신이 내세운 선교와 구호의 명분 뒤에 치명적인 위선을 감추고 있었습니다. 한 탐사보도는 그를 일컬어탈북자의 대부(代父), ‘아시아판 쉰들러로 잘못 알려진 두 얼굴의 목사라고 폭로했습니다. 선한 목자의 모습을 한 그는 사실 수년간 어둠 속에서 범죄를 일삼아 온양의 탈을 쓴 늑대였던 것입니다.

겉으로는 선교사였지만, 천기원 목사가 저지른 범죄의 내용은 참담합니다. 그는 지난 20여 년 동안 자신이 돌보던 탈북민 여성들과 아이들을 대상으로 상습적인 성범죄를 저질러 왔습니다. 한국과 미국, 태국, 중국 등 국제 선교 현장 곳곳에서 다수의 탈북 여성들을 성폭행 또는 성추행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실제로 2007년에는 5명의 탈북 여성들이 본지(뉴욕 매체)에 제보해, 천 목사가 뉴욕, 중국, 태국 등지에서 자신들을 성폭행하거나 추행했다고 증언했습니다. 그 중에는 당시 20세였던 신유미 씨처럼 두리하나선교회를 통해 미국에 오게 된 탈북 여성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신 씨는 2006 10월과 2007 10월 두 차례나 뉴욕 플러싱의 한 아파트에서 천 목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이처럼 탈북민 구출 사역의 현장에서, 그는 구원자가 아닌 가해자로 행동해왔던 것입니다.

천 목사의 범행 수법은 계획적이고 악랄했습니다. 탈북 여성들 사이에서 그는섹스광이라는 말이 돌 정도로 악명이 높았는데, 특히 외모가 뛰어난 젊은 여성들에게 접근해한국보다는 미국이 살기 좋다. 나와 애인 관계를 맺으면 미국으로 보내주겠다고 유혹했다고 합니다. 목숨 걸고 탈출한 이들에게 미국행 영주권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희망입니다. 천 목사는 바로 그 절박함을 악용해, 여성들에게 사실상 반강제적인 성관계를 강요했던 것입니다. 실제로 그의 회유에 넘어가 유엔 난민지위로 미국에 간 탈북 여성들이 적지 않았다고 피해자들은 증언합니다. 이는 동등한 관계의 합의가 아니라, 삶과 미래를 볼모로 한 협박과 다름없던 성착취였습니다.

세월이 흘러 천 목사는 한국으로 돌아와 자신이 세운 기숙학교의 교장 겸 목사로 재직하며 또 다른 범죄를 이어갔습니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그는 2016년부터 2023 5월까지 서울 봉천동 두리하나국제학교의 여자기숙사 등을 무대로, 10대 청소년 6명을 상대로 8차례에 걸쳐 추행 행위를 저질렀습니다. 구체적으로 여학생의 배를 쓰다듬다가 옷 속으로 손을 넣어 신체를 더듬는 등 추악한 행동을 반복했는데, 이 피해자들 중에는 미성년자(당시 19)를 강제로 추행한 사례까지 포함되어 있습니다. 교장의 권위를 믿고 따르던 아이들에게 돌아온 것은 이런 배신과 상처였습니다.

천 목사의 범죄는 성범죄에 국한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는 선교 활동 명목으로 막대한 후원금을 모금해왔는데, 그 사용처에 대해 투명한 공개를 한 적이 없습니다. 실제로 탈북민 단체들은두리하나선교회(1999년 설립)와 그 미국 지부(2006년 설립)가 지금까지 모금한 후원금이 어떻게 쓰였는지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천 목사의 횡령 또는 유용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한미 양국의 수사기관과 국세청이 나서서 두리하나선교회의 재정 비리 여부를 철저히 조사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선교라는 숭고한 명분 뒤에서 재정적 부정까지 자행되었다면, 위선의 무게는 더욱 무겁다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천기원 목사의 범죄가 오랜 기간 이어지는 동안, 아이러니하게도 종교 단체의 대응은 침묵과 방조에 가까웠습니다. 무엇보다 천 목사가 이끌던 두리하나선교회 내부에서는 그의 잘못을 제지하거나 공개적으로 문제 삼는 움직임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는 선교회 대표이자 교회 담임목사로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했고, 조직 내에서는 사실상 견제받지 않는 권력자였습니다. 과거 일부 피해자들이 용기를 내어 폭로를 시도했을 때조차, 내부에서는 오히려 피해자들을 험담하거나 사건을 축소하려는 분위기가 감지됐습니다. 천 목사를 추종하는 이들은 사건이 불거질 때마다음해다”, “마귀의 장난등의 말로 언론과 탈북자들을 비난하며 그를 감싸기 급급했다고 합니다. 선교회 한국 본부와 미국 지부 모두 사실상 그의 친위 세력으로 전락해, 성범죄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조직적으로 그를 비호해왔다는 지적입니다.

특히 천 목사가 운영하는 미국 지부(Durihana USA)의 태도는 공분을 샀습니다. 2023 8월 그의 성추행 사건이 국내외에 알려진 직후, 미국 지부는 캘리포니아 산호세에서 예정되어 있던 미주 지역 선교 수양회를 강행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사회장 조영진 목사는한국의 천 목사 사건과 관계없이 행사를 개최하겠다며 오히려 후원자들의 참석을 독려하고 나섰습니다. 심지어 천 목사의 성폭력 사건이 터졌음에도 불구하고 자숙은커녕 행사를 강행하려는 이런 모습에 내부 관계자들조차솔직히 난감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해집니다. 이는 해당 단체가 사태의 심각성을 축소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장면입니다. 결국 8 8, 분노한 20개 탈북인권단체들이 공동 성명서를 통해천 목사를 비호하는 두리하나 USA는 각성하라, 예정된 수양회를 즉각 중단하라고 강하게 규탄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정작 선교회 내부에서는 이러한 요구에 대해 뚜렷한 사과나 재발 방지 대책 발표가 없는 실정이었습니다. 피해자 보호보다 조직의 체면과 행사 진행을 우선시한 처사라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입니다.